1. 처음 개발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어렸을 때 전자대리점을 하시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자연스럽게 컴퓨터를 아주 이른 시기에 접하게 되었습니다. 

그때 플로피 디스켓으로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간단한 게임 코드를 책을 보며 따라 치고 실행해 보던 경험이 저에게는 작은 충격이었습니다. 화면에 내가 쓴 코드가 그대로 반응하고, 팩맨, 스페이더 같은 게임이 돌아가는 걸 보면서 “내가 뭔가를 만들어낼 수 있구나” 하는 즐거움을 처음 느꼈죠.


원래 수학과 과학을 좋아했고, 장래희망도 막연히 ‘과학자’였는데, 돌이켜보면 핵심은 ‘과학자’라는 직업 자체보다 “무언가를 만들어서 사람들의 삶에 쓰이게 하고 싶다”는 마음이었어요. 

그 연장선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하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소프트웨어 개발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2. 티니어라는 회사가 탄생하게 된 과정이 궁금합니다. 어떻게 시작되었나요?

IT 업계에서 10년 이상 개발자로 일하면서 만든 앱을 사람들이 실제로 설치해서 쓰고, 좋은 리뷰를 남기고, 사용자가 점차 늘어나는 걸 보는 게 정말 신기하고 짜릿했어요. “더 편리한 앱을 만들어 유저에게 더 가깝게 다가가고 싶다”라는 생각이 점차 더 들고 있었고, 그때 IT 벤처 포럼에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저보다 더 어린 창업자들이 열정을 다해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를 만들고 있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창업자들의 열정적인 목소리와 눈빛을 보면서, 가슴이 뛰는 것을 멈출 수가 없었습니다. 결정을 더 망설일 수 없어, 중식당에서 짜장면을 시켜놓고 함께할 동료들에게 뜻을 전달하면서 창업을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더 많은 사람이 더 편하게, 더 즐겁게 쓸 수 있는 앱을 만들어보자”는 마음이 회사를 만든 출발점이었습니다. 또 하나의 축은 “앱을 만드는 사람도 행복한 회사”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도 함께 있었습니다.


일이 즐겁고, 좋은 동료와 좋은 시스템 안에서 성장할 수 있고, 노력과 성과에 대한 보상과 자부심이 따르는 회사. “유저에게는 편리함과 즐거움, 구성원에게는 보람과 행복”을 동시에 추구해보고 싶어서, 개인 개발을 넘어 하나의 회사, ‘티니어’라는 팀으로 출발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사무실도 없어 카페나 버거집에서 기획하고 회의하고 코딩을 했습니다. 그러다 지인의 사무실에서 남는 책상 한 칸을 얻어 일하기 시작했고, 디자이너조차 없어 지인 회사 디자이너의 도움을 받아가며 하나씩 서비스를 만들어 나갔습니다. 월급을 포기하고 창업한다고 했을 때 아내가 가장 걱정을 많이 했지만, 제가 품고 있던 꿈과 방향을 이해해 주었고 그 응원이 지금의 티니어를 만들 수 있는 큰 힘이 됐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작은 팀이 지금은 앱 누적 6,0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한 회사로 성장했고, 자체 사옥과 20명 이상의 구성원과 함께하는 회사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본질은 처음과 같습니다. “우리가 가진 기술로 편리함과 행복을 사람들에게 더 가깝게 가져다 주자”, 그 한 가지를 놓치지 않기 위해 지금도 계속 고민하고 있습니다.

3. 회사 이름을 ‘티니어’로 정하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티니어(TNEAR)’라는 이름에는 회사가 지향하는 방향이 그대로 담겨 있습니다.

TNEAR의 T는 Tech(기술), NEAR는 말 그대로 ‘가깝게’라는 의미입니다.


즉, “우리의 기술(Tech)로 편리함과 행복을 사람들에게 더 가깝게(NEAR) 가져다 주자” 는 뜻을 이름에 담았습니다.

유저에게는 일상 속 불편을 줄여주는 앱으로 편리함과 행복을 더 가까이 가져다 주고, 함께 일하는 구성원들은 보람과 행복을 더 가까이 두는 회사가 되고 싶다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티니어’라는 이름을 볼 때마다, “우리가 기술로 사람과 편리함, 사람과 행복 사이의 거리를 얼마나 줄였지?”를 스스로에게 계속 질문하게 됩니다.

4. 티니어가 10년 뒤 어떤 회사가 되어 있기를 바라시나요?

10년 뒤의 티니어를 떠올리면, 저는 먼저 장면을 상상하게 됩니다. 출근길 지하철에서, 동네 카페에서, 해외 공항 대기실에서 사람들이 무심코 휴대폰을 열었을 때, 첫 화면에서 날씨를 확인하고, 친구에게 보낼 메시지를 우리 키보드로 입력하고, 외국인과 대화할 때는 우리 번역기로 말을 건네는 모습입니다. 

“이거 티니어 서비스야”라는 말이 한국뿐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에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회사, 스마트폰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그 안의 필수 생활 유틸리티 중 하나는 티니어가 맡고 있는 회사, 저는 그것이 10년 뒤 우리가 충분히 도달할 수 있는 현실적인 미래라고 믿습니다.


그 과정이 항상 평탄하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이미 경험한 바와 같이, 비즈니스 임팩트와 사용자 경험과 관련된 수많은 문제를 풀어가던 날들, 플랫폼 정책이 바뀌어 긴급히 대응했던 날들, 행정 법무·특허 관련일로 책상 위에 서류가 산처럼 쌓였던 시기도 있었습니다. 중요한 건 그때마다 어떻게 해결하고, 무엇을 배우며, 그 배움을 회사의 시스템과 문화에 어떻게 남기는가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10년 뒤의 티니어는 위기를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마주하며, 문제를 숨기지 않고 꺼내놓고, 함께 머리를 맞대고 해결책을 찾고, 한 번 배운 것은 다시 같은 이유로 흔들리지 않도록 조직 안에 녹여내는 ‘학습하는 회사’가 되어 있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저는 티니어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10년 후 모습도 자주 떠올립니다. 10년 뒤에 티니어의 누군가가 “티니어에서 일했던 시간은 내 인생에서 가장 많이 성장했고, 가장 즐거웠던 시기였다”고 말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저는 매출과 기업가치만큼이나, 이곳에서 일했던 사람들이 어떤 사람으로 성장했는지, 함께 일했던 동료들을 얼마나 자랑스러워하는지를 똑같이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정리하자면, 제가 바라는 10년 뒤의 티니어는 세계 곳곳에서 일상을 지탱하는 “경험하지 못한 편리함으로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생활 유틸리티 플랫폼으로 자리 잡은 회사이자, 변화와 위기 속에서도 배우고 단단해지는 조직이며, 여기서 보낸 시간이 구성원들에게 인생의 좋은 챕터로 남는 회사입니다. 우리는 이미 지난 몇 년의 경험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법을 배워왔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앞으로의 10년이 지금까지의 10년보다 훨씬 더 기대되고, 훨씬 더 의미 있을 거라고 믿습니다. 그 여정을 함께 걸어갈 다음 동료들을, 이 인터뷰를 보고 있는 여러분 중에서 만나게 되기를 진심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